
직장생활을 할 때 월급날이면 가장 먼저 확인했던 것은 역시 통장에 들어온 금액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이야기하는 연봉이나 월급은 분명 이 정도인데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항상 그보다 적었습니다.
예전에는 급여명세서를 받아보면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소득세 같은 항목이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하나하나 따져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니까 원래 빠지는 돈이겠지.’
저 역시 이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월급에서 매달 적지 않은 돈이 빠져나가는데도 국민연금은 왜 이만큼 내는지, 건강보험료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회사에서도 같이 부담하는 것인지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는 몇천 원 차이도 비교하면서 정작 매달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몇십만 원의 돈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직장인의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4대보험이 무엇인지, 근로자와 회사는 어떻게 부담하는지 기본적인 내용부터 다시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4대보험이라고 하는데 왜 급여명세서에는 3개만 보일까?
직장인이라면 4대보험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4대보험은 일반적으로 다음 네 가지를 말합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그런데 급여명세서를 자세히 보면 조금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국민연금도 있고 건강보험도 있고 고용보험도 있는데 산재보험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산재보험료는 원칙적으로 사업주가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근로자의 월급에서 산재보험료를 공제하지 않습니다.
결국 직장인이 자신의 급여명세서에서 직접 확인하게 되는 사회보험료는 주로 국민연금,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료, 고용보험입니다.
1. 국민연금, 지금 내는 돈이 나중의 연금이 된다
국민연금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오랫동안 납부하게 되는 항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젊었을 때는 국민연금이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돈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노령뿐 아니라 장애나 사망 등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보험입니다.
사업장가입자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근로자 혼자 전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근로자가 나누어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이 부분은 직장생활을 할 때 생각보다 잘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급여명세서에는 내가 부담한 금액만 보이기 때문에 마치 그 금액만 납부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국민연금 보험료에는 기준소득월액의 상한과 하한이 적용되기 때문에 단순히 월급에 일정 비율을 곱한 결과와 실제 납부액이 항상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2. 건강보험료는 병원에 갈 때만 필요한 돈일까?
건강보험료 역시 월급에서 매달 빠져나갑니다.
직장을 다닐 때는 건강해서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다면 이런 생각을 해본 적도 있을 겁니다.
“병원도 별로 안 가는데 건강보험료는 왜 이렇게 많이 내지?”
하지만 건강보험은 내가 병원에 갔을 때만 사용하는 개인 저축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질병이나 부상으로 의료서비스가 필요할 때 발생하는 부담을 사회 구성원이 함께 분담하는 사회보험입니다.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역시 근로자와 사용자가 나누어 부담합니다.
그래서 급여명세서에서 내가 납부한 건강보험료만 보는 것보다 회사도 일정 부분을 부담하고 있다는 점까지 함께 이해하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3. 건강보험 밑에 있는 ‘장기요양보험료’는 무엇일까?
급여명세서를 보면 건강보험료 아래쪽에 장기요양보험료라는 항목이 함께 표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건강보험료와 비슷한 것이 하나 더 빠져나간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장기요양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4대보험의 별도 다섯 번째 보험이라기보다는 건강보험과 연결해서 이해하는 편이 쉽습니다.
젊었을 때는 별로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부모님이 연세가 들고 나 자신도 나이가 들어가면 그 의미를 조금씩 생각하게 되는 제도이기도 합니다.
4. 고용보험, 실직했을 때만 필요한 보험일까?
고용보험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마 실업급여일 것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했을 때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용보험의 역할이 실업급여 하나뿐인 것은 아닙니다.
고용안정과 직업능력개발 등 고용과 관련된 여러 사업의 재원이 됩니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회사를 계속 다닐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 역시 현직에 있을 때는 퇴직이나 실직을 당장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사생활이라는 것이 언제나 계획대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이직할 수도 있고 회사 사정이 어려워질 수도 있으며 예상보다 빨리 직장을 떠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 고용보험의 의미를 실감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5. 산재보험은 왜 회사가 부담할까?
산재보험은 업무상의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입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 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산재보험료는 사업주가 부담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근로자의 급여에서 별도로 공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장인은 분명 4대보험에 가입돼 있는데 급여명세서에는 산재보험 공제액이 없어 의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다시 정리하면서 **‘4대보험이라고 해서 네 가지 보험료가 모두 내 월급에서 빠지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됐습니다.
월급 300만원이면 실제로 얼마가 빠질까?
여기에서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 월급이 300만원이면 4대보험으로 정확히 얼마가 빠질까?”
이 질문에 단순히 하나의 금액을 적어놓기는 어렵습니다.
보험료를 계산할 때 적용되는 기준과 상·하한, 보수월액 등이 있고 고용보험 역시 근로자와 사업장의 상황에 따라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매년 보험료율이나 기준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오래전에 작성된 ‘월급별 4대보험 계산표’를 그대로 믿기보다는 실제 급여명세서와 해당 연도의 공식 기준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급여명세서를 다시 한번 열어봤습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예전에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급여명세서를 다시 떠올려봤습니다.
당시에는 가장 아래에 적힌 ‘실수령액’만 중요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얼마가 들어왔는지, 지난달보다 왜 조금 적은지 정도만 확인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본다면 조금 다르게 볼 것 같습니다.
국민연금은 얼마를 내고 있는지,
건강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료는 얼마인지,
고용보험료는 얼마나 공제되는지,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는 얼마인지 하나씩 살펴볼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면 급여명세서는 단순히 월급을 얼마 받았는지 알려주는 종이가 아닙니다.
내가 번 돈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가계부와 비슷합니다.
회사도 함께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
4대보험을 이해하면서 직장인이 꼭 알아두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급여명세서에 찍힌 보험료만 보고 “이 돈을 전부 내가 부담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은 사업주가 함께 부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반면 산재보험처럼 사업주가 부담하는 보험도 있습니다.
우리는 통장에 들어온 실수령액만 보기 때문에 회사에서 별도로 부담하는 사회보험료는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월급 이외에도 이런 비용을 함께 부담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오래 했지만 이런 구조까지 꼼꼼하게 생각해본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 급여명세서에서 이것만 확인해보세요
이번 글을 쓰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모르는 돈일수록 그냥 지나치기 쉽다는 것입니다.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니까 어느 순간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1년, 10년, 20년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오늘 급여명세서를 볼 수 있다면 실수령액만 확인하지 말고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 항목을 한 번씩 살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지난달과 비교해보세요.
금액이 달라졌다면 왜 달라졌는지 알아보는 것도 자신의 월급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월급날이면 ‘얼마 들어왔지?’만 확인했습니다.
지금 다시 직장생활을 한다면 한 가지를 더 확인할 것 같습니다.
“얼마가 들어왔는지가 아니라, 내가 번 돈에서 무엇이 왜 빠져나갔을까?”
월급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재테크보다 먼저 시작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돈 공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글은 직장인의 4대보험을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인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실제 보험료는 소득, 사업장 및 개인별 조건과 해당 연도의 제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보험료와 적용 기준은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 등 관계기관의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