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흔히 듣는 말이 있습니다.
“저 사람은 참 일복이 많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데도 유독 일이 많이 몰리는 직원이 있습니다.
다른 직원보다 더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새로운 일이 생길 때마다 가장 먼저 이름이 거론되는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이러한 현상이 반드시 우연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역시 4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복이 많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담당하기 전에는 두 사람이 나누어 처리하던 업무를 혼자 맡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일은 제가 다른 곳으로 발령받은 이후에 일어났습니다.
제가 혼자 처리하던 업무를 다시 두 사람이 나누어 담당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는 그저 일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관리자의 위치에서 직원들에게 업무를 배분하는 입장이 되었을 때는 그 이유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오랜 직장생활에서 직접 경험했던 일을 바탕으로, 왜 일을 잘하는 직원에게 업무가 집중되는지, 그리고 관리자와 직원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직장에서 말하는 ‘일복’은 정말 따로 있을까?
직장에서는 일이 유독 많이 몰리는 사람을 두고 일복이 많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업무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특정 직원에게 일이 집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업무가 발생했을 때 관리자는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하게 됩니다.
업무를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인지, 기한을 지킬 수 있는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직원이 있습니다.
평소 맡은 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특별히 지시하지 않아도 필요한 부분을 챙기는 직원입니다.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직원에게 업무를 맡기는 것이 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특정 직원의 업무량은 계속 늘어납니다.
결국 일복이 많다는 말 속에는 업무 능력에 대한 신뢰와 반복적인 업무 집중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함께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2. 두 사람이 하던 일을 혼자 맡았던 경험
저의 직장생활을 돌아보면 지금도 기억나는 일이 있습니다.
제가 담당하기 전에는 두 사람이 나누어 처리하던 업무를 혼자 맡았던 경험입니다.
물론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의 능력뿐 아니라 당시 조직의 인력 상황이나 업무 환경도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혼자 업무를 처리해야 했던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았습니다.
업무를 맡았으니 어떻게든 처리해야 했고, 주어진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른 곳으로 발령받은 뒤에는 제가 담당했던 업무를 다시 두 사람이 나누어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생각했습니다.
‘왜 내가 담당할 때는 혼자서 처리했던 업무를 다른 사람이 맡으면 두 사람이 해야 할까?’
단순히 개인의 업무 능력 차이 때문이라고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업무의 난이도나 처리 방식, 당시의 인력 운영 상황도 달랐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게 느꼈습니다.
조직에서 업무를 잘 처리한다고 평가받는 직원에게는 다른 직원보다 더 많은 역할이 주어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직원에게 인정받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상당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3. 상사는 왜 일을 잘하는 직원에게 계속 일을 맡길까?
이 질문은 관리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관리자는 부서의 업무를 정해진 기한 안에 처리해야 합니다.
중요한 업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업무를 배분할 때 자연스럽게 믿을 수 있는 직원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특히 업무를 맡기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척척 처리하는 직원이 있다면 관리자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관리자의 위치에서 일하면서 우수한 직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책임감이 강한 직원이 부서에 있으면 조직을 운영하는 데 큰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관리자가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믿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 직원에게 계속 업무를 맡겨도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관리자는 해당 직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업무를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같은 직원에게 일을 맡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판단이 한두 번은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면 특정 직원에게 업무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4. 일을 잘하는 직원에게 업무가 몰리면 생기는 문제
유능한 직원에게 중요한 업무를 맡기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업무가 계속 추가되면서 기존 업무량에 대한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째, 우수한 직원의 피로가 누적됩니다.
아무리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이라도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둘째, 다른 직원의 성장 기회가 줄어듭니다.
중요한 업무를 특정 직원에게만 맡기면 다른 직원들은 경험을 쌓을 기회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조직이 특정 직원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그 직원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장기간 자리를 비우면 업무 공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넷째, 업무 배분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슷한 직급과 근무 조건인데도 업무량에 큰 차이가 발생하면 직원들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기더라도 업무량과 책임 범위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5. 관리자가 우수한 직원을 원하는 이유
조직에서 관리자가 되면 우수한 직원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됩니다.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 한 사람이 부서 전체의 업무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복잡한 업무를 정확하게 처리하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 방법을 찾는 직원은 관리자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관리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직원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수한 직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우수한 직원을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직원이 자신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직원이라도 업무가 과도하게 집중되면 지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요한 업무를 혼자 처리하는 구조가 지속되면 조직 전체의 업무 역량을 높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리자는 우수한 직원을 확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적절한 업무 배분과 인력 육성까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6. 업무가 몰리는 직원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직원일수록 새로운 업무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상사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거나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업무가 계속 추가된다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 중 이번 주까지 완료해야 할 일이 세 가지 있습니다. 새로운 업무를 우선 처리해야 한다면 기존 업무의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단순히 일이 많다고 불평하는 것과 다릅니다.
현재 업무량과 완료 기한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면서 우선순위 조정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를 정리해 두면 업무 배분을 논의할 때 도움이 됩니다.
업무별 소요 시간과 처리 기한, 다른 부서와의 협의 사항 등을 간단하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업무를 무조건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업무를 잘하는 직원도 필요한 지원과 적절한 업무 조정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7. 좋은 관리자는 일을 잘하는 직원만 찾지 않습니다
관리자는 누구나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과 함께 일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우수한 직원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조직이 반드시 좋은 조직은 아닙니다.
직원마다 강점과 부족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직원은 업무 처리 속도가 빠르고, 어떤 직원은 꼼꼼하게 오류를 확인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또 다른 직원은 관련 부서와 협의하거나 복잡한 문제를 조정하는 데 강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리자는 직원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각자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업무를 배분해야 합니다.
경험이 부족한 직원에게도 적절한 업무 기회를 제공하고 필요한 교육을 지원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직원이 업무 능력을 갖추게 되면 조직은 특정 직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랜 직장생활을 돌아보면서 관리자의 능력은 우수한 직원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는지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조직 전체의 업무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한 관리자의 역할입니다.
업무가 특정 직원에게 몰릴 때 확인할 사항
업무 배분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진다면 다음 내용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특정 직원에게 새로운 업무가 반복적으로 배정되고 있는가?
□ 직원별 업무량과 난이도를 함께 고려하고 있는가?
□ 중요한 업무를 맡길 때 기존 업무의 조정도 검토하는가?
□ 다른 직원들에게 업무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가?
□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을 때 대체할 수 있는 직원이 있는가?
□ 업무 부담이 큰 직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있는가?
□ 우수한 직원에게 적절한 지원과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가?
이러한 항목을 점검하면 단순히 업무량을 비교하는 데서 벗어나 조직의 업무 배분 구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일복이 많다는 말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4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복이 많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실제로 두 사람이 담당하던 업무를 혼자 맡았던 적도 있었고, 제가 다른 곳으로 발령받은 뒤에는 그 업무를 다시 두 사람이 나누어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일이 많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관리자의 위치에서 업무를 배분하는 경험을 하고 나니 그 이유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상사는 업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직원을 선호합니다.
무엇을 맡겨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직원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중요한 업무를 부탁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뢰가 특정 직원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을 주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수한 직원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는 것과 그 직원에게 모든 일을 맡기는 것은 다릅니다.
관리자는 직원의 능력을 신뢰하면서도 적절한 업무 배분과 인력 육성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직원 역시 자신의 업무 능력을 발휘하되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필요한 조정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복이 많다는 것은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인정이 끝없는 업무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제가 느낀 일복의 정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