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자리는 높아지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부하직원의 일로 징계를 받고 깨달은 책임

40여 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책임자의 위치에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일을 겪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예전부터 '리더'라는 말을 그다지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직급이 올라갔다고 어깨에 힘을 주고 대접받는 사람이 리더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직급이 올라가면 그만큼 권한이 생깁니다. 하지만 저는 권한이 커지는 만큼 책임도 함께 커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 의미를 직접 느끼게 했던 일이 한 번 있었습니다. ■ 부하직원의 일로 상사까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제가 책임자의 위치에 있을 때였습니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이 불미스러운 일로 감사를 받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감사가 끝난 뒤 해당 직원은 결국 면직 처리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나는 ..

40여 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책임자의 위치에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일을 겪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예전부터 '리더'라는 말을 그다지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직급이 올라갔다고 어깨에 힘을 주고 대접받는 사람이 리더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직급이 올라가면 그만큼 권한이 생깁니다.

 

하지만 저는 권한이 커지는 만큼 책임도 함께 커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 의미를 직접 느끼게 했던 일이 한 번 있었습니다.

 

■ 부하직원의 일로 상사까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제가 책임자의 위치에 있을 때였습니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이 불미스러운 일로 감사를 받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감사가 끝난 뒤 해당 직원은 결국 면직 처리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해당 직원의 관리 책임을 이유로 그 위의 관리자들에게도 책임을 묻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그 과정에서 징계를 받게 되었습니다.

 

직접 문제를 일으킨 것도 아닌데 부하직원이 저지른 일 때문에 상급자에게까지 책임을 묻는다는 사실이 당시에는 조금 억울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내가 모든 직원의 행동을 어떻게 하나하나 알 수 있었겠는가.'

 

마음 한편에서는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 억울했지만 결국 받아들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책임자라는 자리는 좋은 일이 있을 때만 책임자가 되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조직의 성과가 좋을 때는 책임자로서 평가와 권한을 누리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나는 몰랐다'고 물러선다면 그것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책임자가 부하직원의 모든 행동을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잘못까지 상사가 모두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당시에도 억울한 마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국 받아들였습니다.

 

그것까지 포함해서 책임자의 자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을 겪으면서 '책임'이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 권한과 책임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었습니다

 

직급이 올라가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집니다.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사람을 평가하기도 하며 조직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권한이 커집니다.

 

하지만 권한만 커지고 책임은 그대로라면 그것은 진정한 책임자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는 자신의 성과라고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부하직원의 잘못이라고 한다면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그 책임자를 신뢰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책임자의 자리는 권한과 책임이 항상 함께 움직여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을 때만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도 앞에 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책임자의 결정은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이어야 했습니다

 

책임자의 위치에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일관성이었습니다.

 

조직에는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나와 가까운 직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직원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한 직원도 있고 이제 막 함께 일하기 시작한 직원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자가 사람에 따라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기 시작하면 조직의 신뢰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직원에게는 관대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에게는 엄격하다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직원들은 금방 알아차립니다.

 

그래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가능하면 한 가지를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이 결정을 다른 직원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가.'

 

■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결정은 없었습니다

 

책임자의 결정이 항상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좋아하고 누군가는 불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인사와 평가가 걸려 있는 문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보다 가능한 많은 사람이 결과를 보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내가 결과에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저 결정이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는 않았다.'

 

책임자의 결정에는 최소한 그런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A라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고 내일은 B라는 사람에게 전혀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면 결국 조직 구성원들은 책임자의 말보다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기준이 한결같으면 자신에게 불리한 결정이라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중립을 지킨다는 것도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물론 저 역시 언제나 완벽하게 중립적인 판단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개인적인 감정이 전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한 사람에게 마음이 더 갈 수도 있고 열심히 하는 후배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책임자의 위치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더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지금 사람을 보고 판단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원칙을 보고 판단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것이 책임자로 일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 리더는 대접받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직급이 올라가면 주변의 태도도 달라집니다.

 

보고받는 일이 많아지고 자신의 말에 힘도 생깁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가 자신의 능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조직의 성과는 책임자 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직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일을 해주었기 때문에 책임자도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리더라는 위치가 다른 사람보다 높은 곳에서 대접받기 위한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권한을 가진 만큼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는 만큼 결과를 감당하고,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 만큼 자신에게도 엄격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 퇴직하고 나서도 그때의 징계를 생각해 봅니다

 

당시에는 마음 한편에 억울함도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그 일을 생각해도 '내가 그것까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책임자의 위치에 있었다면 어느 정도의 관리 책임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임이라는 것은 내가 직접 잘못한 일에 대해서만 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맡은 조직에서 발생한 결과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감당하는 것.

 

그것이 제가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책임자의 무게였습니다.

 

■ 결국 책임자의 무게는 어려울 때 드러났습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때 책임자를 자처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성과가 나고 칭찬받을 때 앞에 서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직에 문제가 발생하고 누구도 책임지고 싶지 않은 순간이 오면 그 자리가 가진 진짜 무게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40여 년 직장생활을 지나고 보니 높은 직급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자리에 있을 때 얼마나 공정하려고 노력했는지,

권한만큼 책임을 감당했는지,

그리고 어려운 순간에 뒤로 물러서지 않았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는 리더에 대해 이렇게 생각합니다.

 

리더의 자리는 어깨에 힘을 주는 자리가 아니라,

남들보다 더 많은 책임을 짊어지는 자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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