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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하고 나서 사람이 달라지는 모습을 봤습니다|사람을 평가하는 일이 어려웠던 이유

40여 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 중 하나가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었습니다.
직장마다 인사제도는 다르겠지만 제가 근무했던 조직에는 일정 기간의 경력과 평가를 거쳐 다음 단계로 승진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누구를 다음 단계의 후보로 추천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도 있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일을 잘하는지도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에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이 맡은 업무에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지,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도 중요하게 봤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 사람을 지켜보면서 예상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승진하기 전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했던 직원
누가 보더라도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업무도 피하지 않았고 책임감도 강했습니다.
조직을 위해서라면 조금 힘든 일도 먼저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그런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좋은 평가를 했습니다.
'이 정도 열정과 책임감이라면 다음 단계의 역할을 맡겨도 충분하겠다.'
그렇게 생각해 승진 후보군으로 추천했던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승진하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기분이 좋았습니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인정받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승진하고 나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간혹 승진한 뒤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직원이 있었습니다.
승진하기 전에는 먼저 찾아서 하던 일을 이제는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예전에는 적극적이었던 사람이 어느 순간 소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면 당황스러웠습니다.
제가 그 사람을 잘못 본 것인지,
아니면 승진이라는 목표를 이루면서 마음이 달라진 것인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을 하게 됐습니다.
'내가 보았던 그 열정은 정말 그 사람의 평소 모습이었을까.'
■ 반대로 승진과 관계없이 한결같은 직원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직원들은 따로 있었습니다.
승진을 앞두고 있다고 해서 갑자기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었고, 당장 자신에게 돌아오는 보상이 없다고 해서 대충 일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누가 보고 있든 그렇지 않든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해 처리했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을 때도 그랬고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직원들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저는 한결같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됐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열심히 하는 것은 어쩌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자신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 사람의 진짜 모습은 언제 보이는 것일까?
직장에서는 누구나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 합니다.
승진하고 싶고 더 좋은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직장생활을 했으니 그런 마음이 왜 생기는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승진을 앞두고 평소보다 조금 더 노력한다고 해서 그것 자체를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목표를 이룬 뒤였습니다.
목표가 사라진 뒤에도 이전과 같은 자세로 일할 수 있는가.
자신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없어도 맡은 일을 책임질 수 있는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는가.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오히려 이런 순간에 그 사람의 평소 모습을 조금 더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그래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책임자의 위치에 있다 보면 직원들을 평가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숫자로만 평가할 수는 없었습니다.
한 해의 실적이 좋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한 번의 실수만으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었습니다.
더 어려웠던 것은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정말 조직과 일을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인지,
자신의 평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인지,
아니면 두 가지 마음이 함께 있는 것인지 제가 완전히 알 수는 없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만 가지고 사람의 마음까지 판단하려 한다면 잘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말보다 오랜 시간의 행동을 보게 됐습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사람을 보는 제 기준도 조금씩 달라졌던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오랜 기간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더 보게 됐습니다.
잘될 때뿐만 아니라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승진을 앞두었을 때뿐만 아니라 승진한 뒤에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지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결국 사람을 이해하려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짧은 순간의 모습만으로는 알기 어려웠습니다.
■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 평가받던 사람이었습니다
직원들을 평가했던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국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됩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평가받으며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뜻으로 했던 말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사람을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제가 40여 년 직장생활을 했다고 해서 사람을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 일할수록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 결국 오래 기억에 남는 사람은 한결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직장을 떠난 지금은 누가 몇 년 먼저 승진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당시에는 그렇게 중요했던 직급도 시간이 지나니 희미해집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의 태도는 기억에 남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맡은 일을 끝까지 했던 사람.
좋은 일이 생겨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사람.
자신에게 이익이 있든 없든 주변 사람을 한결같이 대했던 사람.
그런 후배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습니다.
40여 년 직장생활을 지나고 보니 승진은 직장생활에서 분명 중요한 일이지만 그 사람의 가치를 모두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자리에 올라갔느냐보다 그 자리에 올라간 뒤 어떤 사람이었느냐가 어쩌면 더 중요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게 그런 한결같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는지 가끔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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